날개의 비애 날개의 비애 솔정수 윤성조 사자도 하이에나도 사바나가 집이고나무늘보에겐 나무가 집이고물고기들은 물 속이 집인데왜 새들의 집은 하늘이 아닌가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9.13
함민복 / 빨랫집게 빨랫집게 함민복 옷을 입고 있지 않을 때내 몸을 매달아본다 몸뚱이가 되어 허공을 입고허공을 걷던 옷가지들 떨어지던 물방울의 시간입아귀 근력이 떨어진 입다무는 일이 일생인나를 물고 있는 허공 물 수 없는시간을 깨물다 철사 근육이 삭아 끊어지면툭, 그 한마디 내지르고 훑어지고 말온몸이 입인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詩에서 詩를 배우다 2024.09.03
최종천 / 십오 촉 십오 촉 최종천 익을 대로 익은 홍시 한 알의 밝기는오 촉은 족히 될 것이다 그런데,내 담장을 넘어와 바라볼 때마다침을 삼키게 하는, 그러나 남의 것이어서따 먹지 못하는 홍시는십오 촉은 될 것이다따 먹고 싶은 유혹과따 먹어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마찰하고 있는 발열 상태의 필라멘트이백이십짜리 전구를 백십에 꽃아 놓은 듯이 겨울이 다 가도록 떨어지지 않는십오 촉의 긴장이 홍시를 켜 놓았다그걸 따 먹고 싶은홍시 같은 꼬마들의 얼굴도 켜져 있다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詩에서 詩를 배우다 2024.09.03
노을 45 - 연체 이자 노을 45 - 연체 이자 솔정수 윤성조 연체 이자처럼 눈 매운 노을 일수로 대출받은그대 생각 미처갚지 못하고 또 하루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7.31
고독성高毒性 고독성高毒性 솔정수 윤성조 세 번째 코로나 확진으로 뒷방에서 자발적 유폐 닷새째 끝내는 못 견디겠는지 어느새기침, 가래, 몸살, 근육통도 하나둘 사라지더니나만 남아 지독하게 앓는 고독성高毒性 고독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7.28
은생대 은생대 솔정수 윤성조 멸종된 침묵보다 오래된기억들의 퇴적층맨 아래화석이 된 내 귓속웅그린목소리 뼈대 하나 * 은생대 : 지구 탄생에서 생물이 처음 탄생하기 전까지의 지질시대 생물의 화석은 전혀 발견되지 않은 "숨겨진" 시대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7.23
모기, 적멸 모기, 적멸 솔정수 윤성조 순간 파열음 한 줄 허공을 읊더니 손자국 벌건 고요 메아리치더니 미처 긁지 못한 한 생生이 이윽고 허공에다 묻는 손톱자국 비로소 부기 가라앉는적멸, 침 발린 이명耳鳴처럼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7.23
결정結晶의 절정 - 소금 결정結晶의 절정 - 소금 솔정수 윤성조 틀림없는 태생인 물을 다 빼고서야절정絶頂의 결정結晶, 그러나 절정의 결정結晶의 절정絶頂은절정의 결정結晶이 다시 물속으로아무런 결정結晶 남김없이 녹아 오롯이 절정으로누군가에게 스미는 것, 비로소 간이 되는 것 *결정結晶 : 어떤 물질이 공간적으로 일정한 대칭적, 주기적인 배열을 가진 다면체의 고체. 소금도 결정체다.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7.13
오늘 오늘 솔정수 윤성조 과수원 길 어귀, 한쪽 다리 오그라진외발 걸음 장끼 한 마리 쫓는 시늉에 푸다닥 몇 번을 넘어지고 넘어지다가 기어이 기어이 돌담에 스치듯 아슬아슬날아오르네 그래, 너도 누구의아비거나 아들이겠거니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6.28
한 수 위 - Eye in the Sky 한 수 위 - Eye in the Sky 솔정수 윤성조 왕복 6차선 사거리교통정보센터 CCTV 위 까치 한 마리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6.26
무덤 무덤 솔정수 윤성조 언제 한 생生이 부록이거나 연작, 혹은주석인 적 있었냐고 애초 덤인 적 없이 하나뿐인 생生이었다는마지막 증거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6.14
빈 적 없는 빈손 빈 적 없는 빈손 솔정수 윤성조 빈 호주머니 속 어느 손바닥 온기깊게 패인손금 따라 그 길한 움큼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6.13
본本 본本 솔정수 윤성조 어느새 바람 한 줄이 된여덟 날개, 흘레 붙어 나는잠자리 한 쌍 그야말로일.심.동.체.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6.13
수심水深 수심水深 솔정수 윤성조 떠나온 바다, 그 귀 먹먹했던 수심水深이 들리는지포구 횟집 수족관 유리 벽에 온몸이 귀 되어 고이는전복, 짠 내 흥건한귀울림 너머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6.10
설야雪夜 혹은 설야舌夜 설야雪夜 혹은 설야舌夜 솔정수 윤성조 찐 고구마 김처럼 뜨겁게하얀 소문이 펑펑 쌓이는 밤 - "아무개하고 누구 글쎄 눈 맞았대, 눈 맞았대" 눈 맞은 채 원 없이눈 맞고 싶은 밤 (2014. 12월에 썼던 25행의 시를 줄여서 새로 쓰다)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툭, 출렁 (2000~ ) 2024.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