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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조금은 긴 쉼표

한결같이

솔정수 윤성조 2014. 9. 14. 00:04

한결같이

 

                                                    솔정수 윤성조

 

 

전에는 붉은 조명이 새어 나오는 심야 영업집이었다가

한때는 영험하다는 점집이기도 했고

언제는 동태찌개를 제법 잘 끓인다는 식당이었고

한번은 이발소였다가 잠시 세탁소를 거쳐

새로 식료품 가게가 들어선 집 앞을

 

십몇 년을 은행에서 일하다가

몇 달 실업급여로 살던 백수 시인이기도 했고

잠시 학원 강사로 있다가

체육관 관장이면서 공사판 일용직도 해보고는

배송일을 거쳐 이제는 추모공원에서 일하는 내가

무슨 몇백 생애 묵은 기억처럼 익숙하게 지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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