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솔정수 윤성조
전에는 붉은 조명이 새어 나오는 심야 영업집이었다가
한때는 영험하다는 점집이기도 했고
언제는 동태찌개를 제법 잘 끓인다는 식당이었고
한번은 이발소였다가 잠시 세탁소를 거쳐
새로 식료품 가게가 들어선 집 앞을
십몇 년을 은행에서 일하다가
몇 달 실업급여로 살던 백수 시인이기도 했고
잠시 학원 강사로 있다가
체육관 관장이면서 공사판 일용직도 해보고는
배송일을 거쳐 이제는 추모공원에서 일하는 내가
무슨 몇백 생애 묵은 기억처럼 익숙하게 지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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