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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詩에서 詩를 배우다

이수익 / 두렵지 않다

솔정수 윤성조 2010. 10. 11. 07:07

두렵지 않다

                      이수익

 

찬 바닥에 누워서 잠드는
나의 무릎, 어깨,
팔은
바닥보다 춥지 않고
붉은 혓바닥에 갇혀 있는 침은
겨울보다 메마르지 않다
천천히 더듬으며, 하얗게 말을 이어 갈 수 있는
몸, 따뜻해!
북풍이 몰아칠 가혹한 날들, 저 무위한
바람막이 같은 쓸쓸한 추위, 더 기억해야 할
부적의 날들 있으나
참고 살자
뼈를 포갠 채 살아갈 날,
나는 두렵지 않다

 

-시집 <처음으로 사랑을 들었다>(시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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