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와 고양이
반칠환
마실 나갔던 고양이가
콧등이 긁혀서 왔다
그냥 두었다
전날 밤 늦게 귀가한
내 구두코도 긁혀 있었다
정성껏 갈색 약을 발라 주었다
며칠 뒤,
고양이 콧등은 말끔히 나았다
내 구두코는 전혀 낫지 않았다
아무리 두꺼워도
죽은 가죽은 아물지 않는다
얇아도 산 가죽은 아문다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 > 詩에서 詩를 배우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석남 / 요를 편다 (0) | 2010.10.11 |
---|---|
문정희 / 늙은 꽃 (0) | 2010.10.11 |
반칠환 / 물결 (0) | 2010.09.22 |
반칠환 / 먹은 죄 (0) | 2010.09.22 |
차주일 / 득음 (0) | 2010.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