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
솔정수 윤성조
며칠 냉전기에
아내가 출근하고 나서야 따로 아침을 챙기려는데
냄비에 콩국이 설설, 제기랄 늘 이런 식이다, 집사람은
얼음처럼 꽁한 가슴 풀풀 국 속 콩가루처럼 풀려버려
다른 반찬들 꺼낼 일도 끝내 뺏겨버린 내사
콩국에다 뭉클뭉클 밤이나 말아 먹을 수밖에
다섯 살 적에 미숫가룬 줄 알고 몰래 퍼먹던 콩가루에
목이 막혀 죽을 뻔했던 기억도 오늘은 뜨겁게도
술술 목을 넘기고
3월 하순에도 눈 내린 올해는 눈 빛깔도 참
설설 끓을 거라는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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