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블로그 "솔정수 - 솔나무 그늘 아래 맑은 샘터" 로 오세요

네이버 블로그에서 "솔정수"를 치세요! 더 많은 글들이 있습니다.

솔나무 그늘 및 맑은 샘터 - 솔정수(naver 블로그 "솔정수 - 솔나무 그늘 아래 맑은 샘터"로 오세요. 자세히보기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조금은 긴 쉼표

허수아비

솔정수 윤성조 2009. 9. 18. 17:21

허수아비 

 

                                                            솔정수 윤성조

 

 

가슴 한편일랑 생각 없이 비워 두고 볼 일 

허튼 생각도 두고두고 하고 볼 일

세상이 넘어지지 않을 정도만 가끔은 삐딱하게 쳐다볼 일

새 똥쯤은 이따금 맞아도 볼 일

햇살에 시큼 전 가슴 비바람에 잔뜩 벌려 흠뻑 말려도 볼 일

웃는 게 어색하면 제대로 인상 한 번 팍 쓰고 볼 일

죄 없는 허공에다 삿대질하며 가을 주정도 부려 볼 일

참새보다 시끄럽게 떠들어도 볼 일

떠들다 지치면 지겨워질 때까지 침묵하고 볼 일

그마저 지겨우면 앞에 했던 일들 조곤조곤 다시 하고 볼 일

그렇게

허수아비가 되고 볼 일,

 

시인보다는

'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 > 조금은 긴 쉼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담, 나부러지다 - 무거운 것들에 대한 가볍고 긴 이야기  (0) 2009.10.29
신출애굽기 2  (0) 2009.10.28
신호등  (0) 2009.08.25
열외시인 - 비정규직  (0) 2009.08.25
연전  (0) 2009.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