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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 4장 고명

고명

솔정수 윤성조 2009. 4. 24. 21:11

고명

 

                              솔정수 윤성조

 

 

이를테면

 

자꾸 가지를 밀어내는

벚꽃이나

 

벚꽃들이 지던 날

당신 수의랑 자식들 상복이랑 다 장만해 놨으니 더는

돈 쓸 일 없겠다, 하시는

할머니나

 

치수를 재어 보지 않은 제 상복이

혹여 작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할머니네 제일 덩치 큰

막내아들이나

 

그의 무릎에 누워

자기한테는 언제 그런 옷 사줄 거냐 졸라 대는

막내아들네 철없는

막둥이나

 

어머니의 어머니도, 또 그 할머니도 백수를 사셨으니

일흔여섯쯤은 아직 한참 멀다고

지겹겠다, 하시는

할아버지나

 

그런 할아버지에게

물릴 일 영영 없을 묵은지 부침개를

내어 놓는

며느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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