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
- 이제는 추억으로 전이돼 버린 故 김형훈 형님께
솔정수 윤성조
보름 전 난산을 했던 백구와 갓 눈뜬 새끼들을
항암 중인 형훈 씨가 살짝 들여다봅니다
삶과 삶이 그윽이 눈을 엮는 창고 구석 그늘 속
자기는 이제 맛도 기억 못 하는 고깃국을
슬며시 밀어주는 형훈 씨 깡마른 손바닥을
어미 백구는 고깃국보다 맛있게 핥고
젖으로 전이되어 오는 짭조름한 손바닥 맛을
새끼들이 쪽쪽 빨아댑니다
그깟 위쯤이야 없어도 배부른 아침
살아 있다는 게 참 간지럽게
전이되어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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