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3
- 탁본
솔정수 윤성조
낚아 올린 햇살이 이리저리 몸을 틀어대는 게
손맛이 묵직하다.
온 가지 온 이파리를 잔뜩 벌리고서
지금 은행나무는
햇살의 가쁜 숨의 단면을 재어 가며
바닥에다 태양을 탁본하는 중
싱싱한 볕뉘 조각 비늘들에 칠해진
먹빛 그늘이 퍼덕인다.
*볕뉘 : 작은 틈을 통하여 잠시 비치는 햇볕, 잠깐 드는 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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