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한 고요
솔정수 윤성조
계단 옆 낙엽 더미를 쓸다가, 빗살에 채여
깨진 8월 햇살 조각들로 가득한 시멘트 마당으로 내던져진
지렁이 한 마리, 시멘트 바닥보다 거칠게
사포 같은 고요로 온 세상을 비비며 뒤틀어 대는데
얼른 담장 옆 부엽토 그늘에 던져 주니,
일순
온 세상이 잠잠하다.
찰과상 입은 고요보다 잠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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