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버지가 이끄는 말구루마 앞자리에 쭈굴쳐 타고 앉아
아버지만큼 젊은 조랑말이 말꼬리를 쳐들고 내놓은 푸른 말똥
에서 확 풍겨오는 볏집 삭은 냄새가 좀 좋았다고 말똥이 춥고
배고픈 나에게는 따뜻한 풀빵 같았다고 1951년 하필이면 어린
나의 생일날 일기장에 침발린 연필 글씨로 씌어 있었다
오늘, 그 푸른 말똥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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