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무거운 남자가 지나갔는지
발자국이, 항문처럼
깊다
모래 괄약근이 발자국을 죄고 있다
모래 위의 발자국이 똥구멍처럼, 오므려져 있다
바다가 긴 혓바닥을 내밀고
그 남자의
괄약근을 핥는다
누가 바닥에 갈매기 문양이 새겨진 신발을 신고 지나갔을까
나는 익사자의 운동화를 툭 걷어찬다
갈매기가 기겁을 하고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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