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詩에서 詩를 배우다
함민복 / 빨랫집게
솔정수 윤성조
2024. 9. 3. 22:00
빨랫집게
함민복
옷을 입고 있지 않을 때
내 몸을 매달아본다
몸뚱이가 되어 허공을 입고
허공을 걷던 옷가지들
떨어지던 물방울의 시간
입아귀 근력이 떨어진
입다무는 일이 일생인
나를 물고 있는 허공
물 수 없는
시간을 깨물다
철사 근육이 삭아 끊어지면
툭, 그 한마디 내지르고
훑어지고 말
온몸이 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