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정수 윤성조 2016. 8. 14. 08:31

  목재, 양의 내장, 그밖의 동물들의 힘줄과 내장과 뼈, 은선, 강철선, 말꼬리 털, 송진, 니스, 상아 또는 소뼈, 은판, 흑단 단추 …

  이 재료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 하나 하나로는 아름다운 소리를 떠올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재료들은 장인의 손에서 가공되고 맞추어져 참으로 매혹적인 음율을 만들어내는 바이올린과 활로 탄생됩니다.

 

내친 김에 바이올린 이야기를 하나 더 들려드리겠습니다.  예전에 교회 동영상으로 보셨던 분들도 많은 친숙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아주 낡고 여기 저기 흠이 생기고 색이 벗겨진 볼품없는 바이올린이 있습니다.  그 바이올린도 처음에는 꽤 훌륭한 품질의 바이올린이었습니다.

 

  어린 아들을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로 키우고 싶던 젊은 어머니가 사서 아들에게 선물했지만, 음악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꼬마 덕분에 그 바이올린은 선율보다는 끼긱거리는 소리만 내어야 했고, 엄마가 보지 않을 때는 장난감 화살을 날리는 활로, 때론 끊어져 늘어진 활 줄로 고양이를 놀리는 고양이 낚시대로, 가끔은 장난감과 인형을 잔뜩 실은 초대형 장난감 트럭 대용으로, 바이올린 교습에 싫증난 아이의 짜증풀이 대상으로 더 많이 쓰이다가 이리저리 긁히고, 피아노 위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모서리들에 부딪히기도 하면서, 결국은 바이올린 가르치기를 포기한 엄마에 의해 다락방 창고 구석에 처박힌 채 모두에게 잊혀져 버렸습니다.

 

  그러다 그 가족들이 새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이윽고 먼지 속에서 다시 꺼내어진 바이올린은 중고상에게도 팔리지 않자 결국 경매장에 덤으로 넘겨졌습니다.

 

  이런 저런 물건들이 새 주인을 만나 팔리고 마지막 매물로 이 낡디낡은 바이올린이 올라왔습니다.  사람들은 하나 둘 자리를 뜨거나 옆사람과 잡담을 나누면서 그 낡아빠진 바이올린 따위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종일 서서 소리쳐야했던 지친 경매사의 눈에도 그 바이올린은 경매의 가치가 사실상 없는 천덕꾸러기처럼 보였습니다.  얼른 싼 값에 처분하고 경매를 마치고 싶었습니다.  한숨을 쉰 후 경매사가 말했습니다.

  “장식용으로 딱 좋은 바이올린이 나왔습니다. 얼마에 가져 가시겠습니까?”

  누군가 심심해서 1달러를 불렀고, 또 누군가가 장난삼아 2달러를 불러 사람들의 실소를 자아냈지만 그 이상을 부르는 사람은 나올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경매사도 이제 낙찰을 선언할 타이밍을 잡으려 눈치를 살피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뒤쪽에 조용히 앉아있던 어떤 노신사가 경매사에게 멈추라는 듯 손짓을 하고 천천히 걸어 나오더니 그 허름하고 낡은 바이올린의 줄을 조율하고 활의 실들을 다듬은 다음 연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투명하고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선율이 그 악기에서 흘러나와 경매장을 구석 구석 채우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웅성거리던 사람들의 잡담 소리도 사라지고, 밖으로 나갔던 사람들도 바이올린 소리에 이글려 경매장으로 다시 들어왓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멍하니 있다가 그 노신사로부터 바이올린을 받아 든 경매사가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금 말합니다.

  “여기 바이올린이 있습니다. 얼마를 부르시겠습니까?”

  1,000 달러, 1,500달러, 1,700달러, 2,000달러 … 여기 저기서 그 바이올린을 사려고 사람들이 손을 들었고, 그 낡고 허름하고 칠도 많이 벗겨진 바이올린은 결국 3,000달러에 낙찰되었습니다.  처음 젊은 엄마에게 팔렸던 가격보다도 훨씬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경매인이 낙찰을 선언하자 어떤 이가 큰 소리로 항의했습니다.

  “갑자기 낡은 바이올린의 값이 오른 이유가 뭐죠?”

 

  관중 속에서 누군가가 대답했습니다.

  “그건 바로 대가의 손길 때문이오.”

 

  이 영상의 한 버전에서는 이 낡은 바이올린과 활이 거장의 손에 의해 다시 수리되고 덧칠되어 깨끗하고 완전해진 상태로 고급 케이스에 놓이는 장면으로 끝이 납니다.

 

  우리는 참으로 흠 많고 늘 부족한 존재입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자녀‘라는 참으로 귀한 존재들입니다.

  교리와 성약 18편 10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영혼의 가치가 하나님 보시기에 큼을 기억하라.”

  토마스 S 몬순 회장님은 이와 관련하여 “한 영혼의 가치는 하나님과 같이 될 수 있는 그 능력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비록 많은 단점과 약점이 있더라도 하나님 아버지는 변함없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그분의 손길로 우리의 흠집과 상처를 보듬어 주시고 없애 주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들려주시는 우리 영혼의 아름다운 소리에 귀 기울여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