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조금은 긴 쉼표
벚꽃 심청
솔정수 윤성조
2015. 4. 14. 13:45
벚꽃 심청
솔정수 윤성조
치맛단에 바람이 일더니
살짝 흔들리던 마지막 기도, 이윽고
꽃대 끝에 올라선 그녀
무명 속치마 뒤집어 쓰고는 허공을 내딛다
목숨보다 가마아득 짙푸른
소망으로 스미려 질끈 하얗게 절망을 눈감는
투. 신. 공. 양.
허공을 밟으며
숨차게 눈먼 바람들의 파도 속으로
기어이 내려오던 발자국의 궤적이
4월의 심연에 닿으면, 끝내
파르르
눈멀었던 계절을 벗고 푸른 눈 비벼 뜨는
벚나무 가지들의
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