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정수 윤성조
2014. 9. 20. 10:22
우러르다
솔정수 윤성조
별들의 체온이 남쪽으로 한 뼘씩 멀어질 무렵이면
서귀포 옛 우생당 골목 전깃줄 아래를 지나는 사람들은
단 한 명의 배교자도 없이,
여섯 가닥 전깃줄 위에 빼곡한 제비들이 설형 문자가 되어
공중에 쓰는 예언을 신앙처럼 우러르지
언젠가는 틀림없이 제비 똥이 떨어지리라는,
그마저도 오래지 않아 믿지 않게 되리라는,
예언은 끝내 잊혀 허공이 되리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