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정수 윤성조 2010. 6. 21. 21:00

길의 길

                       함민복

 

길 위에 길이 가득 고여 있다

지나간 사람들이

놓고 간 길들

그 길에 젖어 또 한 사람 지나간다

 

길도 길을 간다

제자리걸음으로

제 몸길을 통해

더 넓고 탄탄한 길로

길이 아니었던 시절로

 

가다가

 

문득

터널 귓바퀴 세우고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의 소리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