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詩에서 詩를 배우다
함민복 / 보따리
솔정수 윤성조
2010. 6. 21. 20:58
보따리
함민복
한 시간 걸려 버스가 읍내에 도착하면
저것 내 것! 저것 내 것!
보따리 들고 내리는 할머니들보다
좀더 젊은 할머니들
보따리를 향해 버스 문을 후벼판다
흰 허리로 짐보따리를 내리는
몸집보다 큰 익모초 단을 내리는
할머니들의 쪼그락
손
저 작은 보자기
수만 번 꾸렸다 폈다 했을
저 작은 보따리
어느 겨울 밤
눈물
한 줌
꾸렸을
저
보따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