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정수 윤성조 2009. 12. 3. 11:05

조찬朝餐

 

                                 나희덕

 

갓인가 꽃인가 밥인가

저 희디흰 눈은

누구의 허기를 채우려고

어제부터 내리고 있는가

 

뱃속에 들기도 전에 스러져버릴

양식을, 그러나 손을 펴서

오늘은 받으라 한다

 

흰밥을 받고 있는 언 손들

 

목튤립 마른 열매들도

꽃봉오리 같은 제 속을 다 비워서

송이송이 고봉밥을 먹고 있다

 

박새들이 사흘은 쪼아먹고 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