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詩에서 詩를 배우다

서정춘 / 오늘, 그 푸른 말똥이 그립다

솔정수 윤성조 2009. 11. 1. 19:03

나는 아버지가 이끄는 말구루마 앞자리에 쭈굴쳐 타고 앉아

아버지만큼 젊은 조랑말이 말꼬리를 쳐들고 내놓은 푸른 말똥

에서 확 풍겨오는 볏집 삭은 냄새가 좀 좋았다고 말똥이 춥고

고픈 나에게는 따뜻한 풀빵 같았다고 1951년 하필이면 어린

나의 생일날 일기장에 침발린 연필 글씨로 씌어 있었다

 

 

  오늘, 그 푸른 말똥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