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詩에서 詩를 배우다

김종삼 -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솔정수 윤성조 2009. 10. 12. 16:43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물녘 남대문 시장 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아닌 시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