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詩에서 詩를 배우다
전봉건 - 미끄럼대
솔정수 윤성조
2009. 8. 25. 07:51
놀이터나
교정에 서 있는
미끄럼대보다
더 높은 것이
아이들에게는 없다
그림을 그리게 하면
삼 층 교사의 지붕보다
더 높은 키의 미끄럼대를 그리다
하나 둘
셋 넷……
차례차례 미끄럼대를 타고 내려오는
아이들 웃는 얼굴 입에는
물린 태양이 있다
그들은 하늘 꼭대기에서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