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詩에서 詩를 배우다

석정호 - 간장게장을 먹지 못했다

솔정수 윤성조 2009. 8. 25. 07:41

간장 게장을 먹다가

철갑 속의 달콤한 살점과의 입맞춤에

안달 내다가,

문득 그 식탐이 구차했다

언젠가 탁구를 배우러 간 적이 있다

구력이 오랜 회원들이 곁눈에 들어오고

하루 이틀 후, 보니

그들은 몇 백 년 동안 쌓은 성벽이었다

나의 탁구공는 성 밖에서 구르는

마른 쇠똥,

화려한 운동복의 군주들 앞에서 마음을 굽실대다

회원증을 팽개쳐 버렸다

치사한 것은

탁구를 배운다는 것

간장 게장의 살을

빼먹는 것

 

그래서, 오늘은 또 금 밖에서 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