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정수 윤성조
2009. 7. 8. 09:43
훨씬 나은 책
솔정수 윤성조
막둥이 녀석 충치 때문에 치과 갔다가 서점 들러 시집 한 권 사서 나오는데
난데없이 예고 없던 빗살에 다시 들어가
큰 스케치북만 한, 표지 두꺼운 공룡 그림책으로 바꾸고는
우산 대신 여섯 살배기 가려주며 느긋하게 비 맞고 오는 길
막내는 새 그림책에 히죽히죽 주삿바늘처럼 맵던 눈물도 잊어버리고
나는 좋아하는 시가 비 안 맞게 돼서 참 기분 좋아서
만 원짜리 시집보다 팔천 원하는 요 그림책이 훨씬
낫다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