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정수 윤성조
2009. 5. 20. 10:12
연전
솔정수 윤성조
쏜 화살 주우러 과녁까지 걸어가면서
수없는 화살들을 보네
활터 잔디에 촘촘히 꽂힌 햇살이라든지
나뭇가지에 명중한 바람이라든지
하늘을 관통하는 새소리라든지
딱 제 있을 곳에 박힌 돌부리 혹은 풀꽃들이라든지
세상에는 허투루 박힌 게 사람 말고는 없으니
요즘 세상에 활 써먹을 일 뭐 있겠냐겠지만
화살 주으러 가는 핑계로 느릿느릿
제대로 박힌 꼴들 좀 보며 살려고
제대로 맞히지도 못하면서 까마득이
다시 주워 와야 할 나를 날려 보낸다
* 연전 : 화살을 주워오는 것.
화살이 떨어진 자리를 확인해야 자세를 고치는 데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