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정수 윤성조 2009. 5. 18. 18:40

모기향

                                               솔정수 윤성조

 

 

해탈이란 저럴 게다

 

짙푸른 태생도 벗고 보면

다 살도록 태워야 할, 죽음보다 허연 심지의 뼈대려니

 

가렵도록 시끄러운 목숨에게야 멀리 날아갈 시간쯤

피같이 얼마 보시해 주고

누구에게도 가렵지 않을, 혹은 기억되지 않아도 상관없을

흩어 사그라짐이야

제 흥에 겨운 한삼 자락 승무 사위, 그야말로

불립문자의 몸짓

 

그렇게 꺼지지 않는 한 점 붉은 어둠이 되어

곤한 잠 하나 덮어 주는

소신공양

 

가슴까지 다 태우고서야

산다는 건 죽음보다 짙은

해탈이니

 

   * 不立文字 : 깨달음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것이므로

                 말이나 글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