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의 지문 · 우렁찬 고요/詩에서 詩를 배우다
김형술 - 물고기의 말
솔정수 윤성조
2009. 5. 6. 10:54
물고기의 혀는 천 개
혹은 달
가만히 혀를 뱉어 모래 속에 묻는
물고기의 모국어는 침묵
끊임없이 물결을 흔들어
날마다 새로운 청은靑銀의 바다를
낳아 키우는
물고기 입 속은 꽃보다 붉고
물고기가 묻어놓은 말들 속에서
일어서는 물기둥
뭍으로 오는 힘찬 물이랑
바람
세상에서 가장 큰 말을 가지고도
아무 말 하지 않는
물고기의 혀는 불
물속의 투명한 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