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정수 윤성조 2008. 5. 13. 22:49

제비집

 

                                                        솔정수 윤성조

 

 

계고장도, 집행통지서도 없는 철거

제비들은 억울하다

 

모처럼 갠 날 일당벌이 외벽칠

제비들 시뻘건 절규보다 자식새끼 눈망울들이 더 큰

페인트공 이 씨는 새끼들이나 없기를, 눈 질끈 감고

제비집에 막대질을 해야 한다

 

산다는 것이 흔들리는 찰나 발목을 동여매고 삐걱 사다리에 올라

가려지지 않는 가슴의 금 덧칠하고 덧칠하고 덧칠하는

이 씨 등 휘는 날갯짓이 비잉빙 헐린 제비집 위로 맴도는

참 붉은 오후

 

반지하 사글셋방 눈 큰 새끼 제비들이

아비를 기다리고 있다